가나안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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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만의 외출 – (2)

나는 웬만해서 새벽 산책 혹은 달리기를 쉬지 않는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집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달리기다. 이것은 나에게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운동이다. 그래서 저 멀리 선교지에 가서도 계속했다. 중국의 상하이에서도, 남경과 북경에서도, 북한에 가서는 평양의 고려호텔 주위를 달렸다. 도미니카에서도, 볼리비아에서도 그랬다. 볼리비아의 라파즈는 해발 4천여피트에 있는 도시로 호흡 곤란이 왔지만 그래도 달렸다.

은퇴 후의 여행이라고 게으름으로 이걸 빠트릴 수 없다. 아이들이 일러준 대로 새벽 산책을 분당의 탄천에서 그랬다. 내가 머무는 곳에서 두 블록만 가면 된다. 탄천이란 숯의 냇물이란 뜻이다. 옛날에 주위에는 숯 만드는 곳이 많았단다. 그래서 물이 시커멓고 나중 오염의 대명사였단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 탈바꿈하여 시민들의 휴식처, 평화로운 산책로로 만든 곳이다. 샛길 강물이 얼마나 맑은지 잉어도 망둥어도 보이고 청동오리, 가오리도 서식하는 공원이 되었다. 탄천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산책로도, 자전거 길도 그리고 둔덕에는 온갖 나무와 풀들로 가득한 곳이다. 중간 중간에 농구대가 있고 심지어는 간이 골프장까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로 산책으로 운동으로 즐기고 있다. 참 평화로운 곳이다.

며칠 지난날부터는 중앙공원으로 갔다. 십분만 걸으면 나오는 공원이다. 탄천과 연결된 분당천이 흐른다. 본래 한산 이씨의 제실과 묘역이 있던 곳을 공원으로 조성된 곳으로 그렇게 다양할 수 없다. 산이 있어 수풀 속 산길을 갈 수도 있고 냇물 좌우로 버드나무와 갈대 버들 사이 산책길도, 달리기 코스도, 자전거 길도 있다. 곳곳에 운동 기구들이 있고 호수며 분수 야외공연장 한산 이씨 종가집도 그대로 보존됐으며 여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운동이며 달리기 배드민턴 등으로 새벽을 깨운다. 동전 3백 원만 있으면 온갖 커피며 티 등 음료수도 있다. 서울에 머무는 날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새벽에 이 공원을 걸었다.

가다 분당천을 보면 싱싱한 숭어들이 아침을 헤엄친다. 호수의 다리를 건너고 산길을 가면 조금은 높은 곳에 흐르는 물을 사용 물레방아가 돌아간다. 좀 더 오르면 산에서 흘러나오는 약수를 마신다. 그곳에 지석묘, 즉 고인돌이 있다. 그곳에 앉으면 선사시대의 조상들을 만난다. 청동기 시절 권력자 혹은 부족장의 무덤이다. 적어도 일만 년 전이니 창세기의 아담 이전일 것이다. 성경을 통해 아담을 만나듯 고인돌 통해 조상을 만난다. 그래서 그 장소가 우리들 새벽 기도의 장소가 된다. 떠난 교회 그리고 교우들, 특히 환자로 있는 교우들을 기억하며 하나님과 대화하는 장소가 또한 그곳이다.

한 바퀴 돌고 오면 거의 1시간 30분, 집으로 오는 길 좌우에는 완전히 식당가다. 3층까지 온갖 종류의 식당, 그 중에 아침을 여는 식당도 많다. ‘양평원조 해장국’ ‘무슨 설렁탕’ 집에 들른다. 때로 미국을 생각하며 맥도날드에 가서 맥머핀과 커피로 때운다.

시카고의 공원 산책과 다른 것이 있다. 우선 사람들이 많다. 생동하는 사람 냄새가 좋다. 산이 있고 강이 있다는 것도 다르다. 그런데 크게 다른 것은 저 스타트랙에 나오는 외계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처음 만났을 때 놀랐다.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보면서 아 서울에는 미세먼지 많다 했지, 황가 많다 했지 이해가 되지만 온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 말이다. 온 얼굴을 덮는 마스크에다 햇살 가리는 캡의 크기가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크기다. 거기에 찬 팔 가리개에, 장갑까지 끼고 씩씩하게 다니는 사람들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냥 미세먼지 가리는 마스크만 아니라 얼굴에 사각턱을 줄여주는 역할의 마스크도 있단다. 결국 미세먼지나 햇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미용 역할의 마스크였다.

처음 미국 생활하면서 동리마다 있는 공원을 보며 참으로 선진국이구나, 참 행복한 사람들이구나 부러웠다. 내가 이러한 곳에 사는 선진국 사람이 되었구나 자부심 가지며 사용했다. 동리 가까이 후버팍을 새벽마다 달리며 누렸는데 성남시의 중앙공원과 탄천을 달린 후 생각이 바뀐 것이다. 이런 공원이 그곳에만 있었던 것 아니다. 곳곳마다 동리마다 있었던 것이다. 2개월의 고국 여행 마치고 시카고로 돌아와 후버팍(Hoover Park)을 갔더니 어찌그리 밋밋하고 재미가 없던지 비교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 냄새도 없고 강도 산도 없는 곳 말이다. 그리하여 그나마 조금은 다른 동리의 플릭팍으로 산책 장소를 바꾸었다. 조금은 덜 심심해서다.